중계플레이

약속이 있어야 공이 흐른다

by 송필경

야구를 오래 보다 보면

한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공은 단순히
던지고, 치고, 잡는 것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약속이 있습니다.


주자가 나가면
외야는 살짝 안으로 들어서고,

내야수는 자신의 위치를
조금씩 조정합니다.


또한 야구에서 안타가 나왔을때

그공을 받아야 하는 사람과
받을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정해진 대로 수비시 하는 플레이가

중계플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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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수칙,
반복된 훈련,
그리고 말 없는 약속.

그 모든 것이

‘다음’을 위해 존재합니다.


타자가 친 공이
멀리 튕겨 나갔을 때,
중계플레이가 없다면
공은 흘러버리고,

경기는 패배하게 될 것 입니다..


살면서도 그렇습니다.


출근길 누군가 뒤따라올 때,
먼저 도착한 사람이 문을 잡아주고

천천히 기다려주는 순간.

아무 말 없이 이어지는 작은 약속 하나가,
서로를 배려하는 일상의 흐름을 만듭니다.

이런 약속들이 쌓여야 비로소
우리의 하루가 부드럽게 흘러 갑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이어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
조심스럽게 다음 걸음을 내딛습니다.


내가 넘긴 마음을
누군가 받아줄 거라는 기대,

그리고 나 역시
어딘가에서 무엇인가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


그런 약속이 있어야
삶도 부드럽게 흐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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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빠릅니다.
보이는 성과와 즉각적인 결과만을 원하죠.


하지만 결국
경기를 지탱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약속과 질서입니다.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는 게임.
함께 움직여야만
비로소 만들어지는 플레이.


야구는 그렇게,
말없이 삶을 가르쳐줍니다.


약속이 있어야,
공도 흐르고,
삶도 이어집니다.


- 작가의 생각 -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삶의 축소판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공이 날아올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순간을 연결해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약속의 힘입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주고받는 관계,
그리고 그 안에 깃든 무언의 책임.


그것이 있을 때,
삶은 혼란 속에서도
흐름을 잃지 않습니다.


중계플레이처럼,
누군가가 내 마음을 받아줄 거라는 믿음.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의 삶을 이어주는 존재일 수 있다는 자각.


그런 연결 속에
우리는 살아갑니다.


공은 혼자서 흐르지 않습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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