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6

혼자서 해본 생각들

by 송필경

손가락질보다 필요한 것

기름이 다한 속도로,
차는 한 줄기 바람조차 스치지 않는 길 위에 멈춰 있었다.

먼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부러진 깃발처럼 흔들렸다.
“그 전에 넣었어야지.”

가까운 곳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돌멩이처럼 떨어졌다.
“지금이라도 뭐라도 해봐야지.”

나는 알았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목소리의 무게가 아니라,
한 방울이라도 더 갈 수 있는 기름이였다.

저기, 먼 곳에 희미하게 깜빡이는 불빛.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만큼의 기름.
그것이면 된다.

한 계절쯤 멈춰 서 있는 삶도 이와 같다.
이동하지 않는 동안에도
엔진 속엔 여전히 따뜻한 심장이 있다.

누군가는 그 멈춤를 ‘끝’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것이 다시 달리기 전의
숨 고르기임을 안다.

길은 아직 내 앞에 있고,
그는 아직 그 길 위에 있다.



작가의 말

- 지금 쉬고 있는 청춘들에게 당신들은 소중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