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쇠사슬이 지팡이로 바뀌었다.
핏빛 날개는 접힌 채 땅을 긁는다.
나는 그 상흔 위로 선다.
숨조차 메마른 광야,
세상이 토해낸 어둠 속에서
내 이름은 무덤보다 깊이 묻혔다.
낯설고도 영원한 한 글자가 깨어난다.
거울은 나를 외면한다.
환영만 흔들리고,
절규는 그림자 속에서 태어난다.
잔해 위의 또 다른 나,
무너진 기억의 탑 위로 솟는 자아.
핏빛으로 각인된 영혼의 지도 위에
흔들리지 않는 광장을 세운다.
아무도 오지 않아 좋다.
모래 소리만이 유일한 방문객.
혼돈 속에서 태어난 율려,
나는 홀로,
내 존재의 불을 지피며 발화한다.
영원의 광야에 울리는 단 하나의 맹세:
나는 여기,
무릎 꿇지 않고 선다.
바람도 흔들 수 없는
나만의 광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