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 메뉴선택의 기술
메뉴 선택은 늘 저녁에 찾아온다.
“혜주 엄마, 뭐 시켜 먹을까?”
“응~ 아무거나. 알아서 시켜봐.”
그 ‘아무거나’의 무게를 나는 안다.
매번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게 진짜 아무거나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배달 어플을 켜고 스크롤을 내린다.
치킨? 피자? 햄버거? 분식?
뭘 시켜도, ‘이게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이 따라온다.
“짜장면 어때?” 내가 슬쩍 물어본다.
“짜장은 좀... 너무 무겁잖아. 가벼운 게 좋겠어.”
그 말에 나는 속으로 “짜장면보다 가벼운 게 뭐지?” 생각한다.
고민 끝에 다시 제안한다.
“그럼 초밥은 어때?”
“초밥도, 그게 그렇게 가벼운 거야? 그럼 짜장면보다는 가벼울 수 있지만…”
그러다가 내가 또 생각을 떠올린다.
“그럼 샐러드는 어때?”
“샐러드? 그게 밥이냐? 풀만 먹으라고?”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한 마디.
“족발 시켜.”
결국, 족발이 정답이었다.
오늘부터 족발은 헤비한 음식이 아니다. 적어도 내 아내에겐...
하지만 내가 억울한 점이 있다.
이 메뉴 퀴즈의 출제자도, 채점자도 혜주 엄마였고,
결제는 언제나 내가 해야 했다.
조용히 통장 잔고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메뉴 선택, 그건 사랑보다 어려운 기술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늘도 족발을 시킨 후, 혜주 엄마가 환하게 웃는다.
이 작은 일이지만, 그 미소가 내 하루를 채운다.
어쩌면 나는 메뉴 선택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할 매일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