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무협의 입증의 기술
“여기 안 와봤다니까. 너 누구랑 왔었어?”
추궁이 시작됐다.
하지만 나는 확신했다.
여기, 분명 아내랑 와봤던 곳이다.
그런데 아내는 단호하다.
“아니거든? 난 처음인데?”
그 순간, 분위기는
형사 취조실로 바뀌었다.
“언제? 누구랑? 뭐 했어?”
질문이 쏟아진다.
내 안의 무고한 영혼은 답답할 뿐이다.
억울해도 이 상황에서 반항은 곧 2차전이다.
말을 돌려보자.
“야, 저기 봐. 혜주 입히면 저 옷 이쁘겠다~”
“어쭈? 말 돌려? 사실대로 말해.”
이쯤 되면 무죄추정의 원칙 따위는 없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소설 써야 하나... 전 여자 친구와의 허구의 추억, 아니면 아는 형이랑 왔던 걸로 할까?’
그러다 문득,
옛날에 같이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구원의 손길,
사진첩에서 꺼내 든 증거물.
“봐, 여기. 당신이랑 왔잖아.”
아내는 잠시 침묵했다.
“그래... 뭐, 알았어~~~”
톤은 여전히 높지만,
그 말은 곧 무혐의 방면이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도... 옛날 사진 보니까,
우리 아내 참 예뻤구나.’
아니, 지금도.
다만 지금은... 무서운 형사님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