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우소

[독백]평범한 날

내가 없는 나의 하루

by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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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두번째 울리는 알람에 눈을 비비고
세번째 울리는 알람에 씻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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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을즈음 한번의 알람이 더 울리고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셔츠를 입고 나면 마지막 알람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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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가면서 오늘의 테마곡을 정한다
날씨가 따뜻하니 산뜻한 곡을 들을까 싶지만
손이 본능적으로 이를 거부한다
헤드폰에서는 '그러려니'가 흘러내려 온 몸을 씻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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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겠지,
대답을 들을 수 없으니
쓸쓸히, 음. 음.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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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27초의 노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
컴퓨터를 키고 모니터에 붙은 포스트잇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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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까지 해야 할 일은 끝났으니
이제 10까지 할 일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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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집중했더니 어느새 점심시간
집에 가서 라면을 먹고 한숨 잔다
12시47분, 점심 알람이 울리고
다시 사무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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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중,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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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한번 피고
일을 마무리한다
시간은 어느덧,
2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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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멈춰놓은 드라마를 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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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편이, 내용도 모르게 지나가고
손에는 어느새 휴대폰이 들려있다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는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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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늘도 잠에 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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