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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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를 두고 왔다
사무실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눈 앞에 고장난 충전기가 보인다
케이블이 끊어진 것인지 도통 연결이 되지 않아 버려두었던 녀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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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에 충전기를 연결해본다
역시나, 될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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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애를 써본다
줄을 잡고 오른쪽으로 당겨보고,
왼쪽으로 당겨보고,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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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연결이 되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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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충전이 된다!
기대하지도 않았었는데 이게 무슨 횡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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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며 책을 보다가 다시 한 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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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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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되는거지?
잘됐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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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하고 절실한 마음에 줄을 잡고 또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더이상 연결음은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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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허탈함이 밀려오더니 갑자기 내 자신이 우습고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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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고장난 충전기였다
충전이 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고 충전이 되는 것이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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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잠깐 잠깐 보여주는 그 이상함에 집착해
충전이 되지 않는 것을 서운해하고 괜히 충전기를 미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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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충전기 하나에도 이러는데,
네가 보여주던 그 이상함에는 얼마나 더 처절하고 애가 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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