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우소

삼겹살을 먹으며

사랑도 뭐가 다를까

by 유랑

.
식당에 들어설 때는
이 끝도 없는 허기가 채워지긴 할까 하는 불안과
차라리 이 고깃집을 내가 사버리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대책 없는 장래희망까지 생긴다
.
억겁의 순간을 기다려
붉었던 살은 갈빛으로 변하고
나는 누구에게 뺏길세라
그저,
너를 탐하기만 한다
.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영원할 것 같은 내 공복감은 포만감으로 변해
아직 남아있은 너의 존재는
이제 부담스럽기만 하다
.
너로 인해 채워지던 내 좁았던 위장 대신
너 때문에 늘어나버린 너무 넓은 내 속은
이젠 너 아닌 된장찌개를 원한다
.
날 채워주던 너의 고마움,
짧은 시간이지만 이미 과거형이다
트림 한번에 사라질,
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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