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가는 밤입니다.
시리던 공기도 봄을 타는지
닫혀있던 내 방 창문을 열게 하고
내 살갗에 내려 앉으며 따스함을 전합니다.
오랜만에 열린 창문 틈으로
쉬이이이- 자동차가 인사를 하고
흐하하하- 학생들이 안부를 묻습니다.
나는 괜스레 누군가에게 내 소식 전하고파
펜을 들고 편지지와 마주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겨울이 지나는 동안 나는 적잖이 당신이 그리웠습
니다.
긴 시간 홀로 동굴에서 보내니
기억 속 당신 얼굴 더욱 선명해집니다.
나는 잘 지냅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갈색 종이 위에 갈색 잉크가 내 마음 스며들게 합니다.
담담한 내 마음 고이 접어 봉투에 넣습니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을
갈색 봉투에 넣습니다.
오늘 밤은 유난히도 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