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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해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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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 May 31. 2016

밤이 길어 잠이 오지 않습니다

봄이 지나가는 밤입니다.

시리던 공기도 봄을 타는지

닫혀있던 내 방 창문을 열게 하고

내 살갗에 내려 앉으며 따스함을 전합니다.


오랜만에 열린 창문 틈으로

  쉬이이이- 자동차가 인사를 하고

  흐하하하- 학생들이 안부를 묻습니다.


나는 괜스레 누군가에게 내 소식 전하고파

펜을 들고 편지지와 마주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겨울이 지나는 동안 나는 적잖이 당신이 그리웠습

  니다.

  긴 시간 홀로 동굴에서 보내니

  기억 속 당신 얼굴 더욱 선명해집니다.

  나는 잘 지냅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갈색 종이 위에 갈색 잉크가 내 마음 스며들게 합니다.

담담한 내 마음 고이 접어 봉투에 넣습니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을

갈색 봉투에 넣습니다.


오늘 밤은 유난히도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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