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는 우리가 흔히 아는 뜻 말고도 평범하고 흔한,
별 특징이 없는이라는 의미도 있대.
나는 꼭 바닐라 같은 사람이야.
서른한 가지 맛들이 색깔 별로 가득 차서 스스로를 한껏 뽐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베이지 색을 띠고 있는
나는 스스로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어. 어쩌면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나 봐.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 정도는 특출 난 대가 있다는데 말이야, 나는 애석하게도 평범한 축에 속하는 타입이었지. 남들은 심심하지 않게 초콜릿 칩이라도 콕콕 박혀있는데 난 이도 저도 아닌 밋밋한 베이지색인 게 너무 평범해서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거야. 이 사실이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몰라.
그런데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향들 중에 사회*문화적 배경을 떠나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이 바로 바닐라향이래. 신기하지? 어쩌면 가장 평범하고 익숙해서 스며들기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 또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향이자 맛일 테지.
이제 바닐라의 정의를 다시 내려볼까 해.
평범하고 익숙해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또
스며들기 좋은
어때, 너도 바닐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