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본사 기획팀으로 가게 되었다

by 회사원 S

얼마 전 서울 본사로 발령이 났다. 기획팀으로 가게 되었고, 그렇기에 현재 있는 팀보다는 업무 차원에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3월 초 오퍼가 왔고 3월 중순 형식상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4월 현재 기존의 내 업무를 수행할 후임자를 채용 중이다. 서울 본사, 그것도 기획팀이라는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팀으로 적을 옮기게 되어 기쁘고, 뿌듯하다.


사실 서울에서 중/고/대학교를 모두 다닌 내가, 오로지 취업을 목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지금에와서 보니 참 무모했던 것 같다. 취준 당시 너무나 높아보이던 전문직 시험이나 공기업의 문턱을 넘어볼 시도조차 하지 않고, 나름대로 크고 인지도가 높다는 사기업의 지사로 도망치듯 취업을 했다. 차근차근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 될 거라고,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자위하면서 우선 당장 편하고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사실 그때의 결정을 그때는 항상 후회했었다. 특히 취업한 기업의 지사가 감염병 상황과 매출이 직결된 업장이었기에 더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후회하진 않는다. 그래도 이 회사에서 약 3년 동안 크고작은 부분에서 많은 걸 얻었기 때문이다. 업무 스킬을 배웠고, 좋은 동료들을 만났으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혼자 생활하는 법을 배웠고, 운전에 매우 능숙해졌으며, 저축을 약 7,000만원 정도 했다 :) 3년 정도 업무적으로 내 역량들을 보여주고 발전해 나갔더니, 이렇게 서울 본사 기획팀으로 발령까지 났다. 내가 노력한 부분도 있겠지만 분명 운이 좋았던 부분도 많다. 그래서 근래에는 모든 것에 더욱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은 앞으로 어떻게 더 커리어를 쌓고, 진로의 방향성을 설정해야할지 모르겠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는 기획팀에서 업무적으로 많이 발전해, 현재 회사보다 더 조건이 좋은 회사(=연봉 높고 장기비전이 확실한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국내 혹은 국외에서 MBA 과정을 이수하고 싶다. 혹은 계속 고민해오던 공인노무사 시험에 진입해서 전문직업인이 되고 싶기도 하다. 어떤 길이 됐던 내가 만족하는 직업인으로서의 내 모습을 가지고 싶다.


내가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잣대는 스스로에게 내리는 자가평가라고 생각한다. 내가 판단했을 때 나 자신이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유의미하게 보내고 있다면,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나 자신이 하루 중 많은 시간(특히 퇴근후 시간)을 허비하고 하등 쓸데없는 영상들이나 보면서 시간을 죽인다면, 나는 잘 살고 있지 못한 것이다. 요 근래에 나를 되돌아봤을 때, 나는 잘 살지 못했다. 본사 발령이 확정되자, 신이나서 하던 공부를 놓고 퇴근 후에는 드라마나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서울 가서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지!'라고 의지를 다지면서, 현재의 삶에 충실하지 못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고 넘어야 할 산들이 산더미인데, 젊은날을 이렇게 허비해선 안되는데 말이다!


사실 반성의 목적으로 오랜만에 브런치를 켰다. 내 감정과 생각을 어느정도 글로 정리하고 나니까, 다시금 정리가 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인다. 사실 이런저런 생각과 거창한 계획보다는 그냥 해야 할 일을 하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다. 그래도 기획팀에서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서 현재 시간날 때마다 엑셀 공부를 하고 있고, 데이터 관련 자격증 시험도 치를 예정이다.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배우고 익힌다면, 1년후, 3년후, 5년후에는 크게 달라진 내 모습을 맞이할 수 있겠지?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루하루를 빈틈없이 채우며 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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