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갔다. 좋은 추억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아린 기억을 남아버린 그녀를 나로서는 좋게 보내 줄 수가 없었다. 감정을 교류하면서 가까웠다고 생각했었지만 나의 표현들이 그녀에게는 부족했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좋을 터이다.
어찌 보면 이렇게 글로써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하는 수단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지만, 나에게는 이렇게나마 무엇인가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다.
좋아한다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올 수가 있는 표현인지 나는 아직도 모호하다. 알지 못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게 나에게 있어 신중하다고 나 또한 생각했었는데, 그렇기에 말 한마디를 내뱉기까지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보면 딱 그 정도의 인연이었던 것 같다.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똑같은 추억을 공유하면서 나누는 감정의 밀도가 단단한 사람, 그런 사람들과 있으면 그때의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몰래 웃음이 새어 나온다.
다른 말들은 다 각설하고도 이 말은 꼭 해야만겠다.
서로 사랑받기 원하는 사람 간의 연애는 감정을 피폐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