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그 정도였다. 한 번의 만류에 마음을 접어둔 것처럼, 진짜 원하고 바랬다면 체면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보고 싶었다고, 해 보고 싶다고 몇 번을 더 말했을 테고, 나이에 맞지 않는 투정을 부렸을 텐데. 그저 지금, 아니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후회로만 짙게 남겨져 있는 한 어린 날의 과거가 너무 아쉽게 느껴질 뿐이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눈물을 흘린다고 바뀌는 건 없지만 마음속 응어리진 감정은 쉽게 풀리지도 녹아내리지도 않는다. 단지 울어서라도 조금이나마 나아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지금을 넘어갈 수 있으니 된 게 아닐까, 누군가에게 어떠한 감정을 내비치는 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들어주었다. 난 지금의 이 감정을 누구에게 말해야 할까
가끔 지인들이 부럽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몇 발걸음을 앞서 있는 것처럼 느껴져, 내게 남모를 조바심을 건네주는 내 지인들이 부럽다. 그렇다고 해서 잘 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치사하고 옹졸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내 주변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하는 게 나의 작지만 큰 하나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