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 온전하게 전했던 말이 하필이면 사랑이었다.
흐르는 시간 속에 아무 말이 없더래도, 붙들고 있는 것만으로 좋았었던 우리는
너에게 애꿎은 투정을 부렸던 이유가 생각해 보니 별거 아니었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 끝내 서운했던
그런 나를 알아주지 못한 너를, 홀로 원망하는 내가 너무 속 좁아 보여 흐르는 눈물을 남몰래 닦아냈다.
먼저 연락을 해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에 며칠을 기다려봤지만,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여전히 미숙했던 나의 연애는 미안하다는 말조차 꺼내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
끝까지 이기적이었고, 수동적이었던 나는 홀로 다시 모든 것을 정리했다.
별일 아니었다. 이별 앞에 우리는 언제나 작아질 뿐이었다.
누구의 잘잘못 문제가 아닌 그저 감정 다툼이 되어가는 게 싫었다.
" 내가 지금 서운하다니까? "
" 됐어, 편한 대로 해 "
지쳤을 뿐이다.
고민을 이어가던 나를 보고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을 건네주었다.
" 그런 모습까지 사랑해 줄 수 있다면, 분명 현자일 거야. 그렇지만 우리는 사람이잖아? "
" 똑같은 문제로 싸우던, 다른 문제로 싸우던 서로 만나면 다투는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
" 난 못한다고 봐, 그러니까 너도 잘 생각해 봐 "
다른 게 있었다면 표현방식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