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묻게 되는 질문, 또 수술을 할까
턱에서 떼어낸 종양은 악성 편평 세포암종이었다.
대부분의 악성종양처럼 전이가 빠른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수술 후 각종 검사를 진행했지만 다행히 전이는 보이지 않았다. 몇몇 결절이 보이긴 했지만 그것이 노화 때문인지, 전이 때문인지는 추적 관찰만이 답이었다.
병원에서 추천받은 유동식 사료는 오히려 성산이의 배변 상태를 악화시켰다. 대신 평소 먹던 건사료를 주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아는 성산이의 특성과 의학적 치료, 그 두 가지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걸.
수술 전 들었던 가장 큰 우려는 턱뼈 제거로 인한 얼굴 변형과 신경 마비였다.
하지만 성산이는 아무런 후유증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귀엽게 흘러내리는 혀를 휘릭휘릭 다잡으며 신나게 살고 있다.
일상으로 돌아온 뒤, 문득 고민이 들었다. 또 수술할 상황이 오면 나는 다시 선택할 수 있을까?
내 답은 ‘아니요’였다.
수술과 회복은 성산이가 10살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나이가 더 들면 회복도 힘들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의 욕심 때문에 성산이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수술 전에 성산이와 여행도 가고, 신나게 공놀이도 했다. 친구들을 만나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혹시 수술 후에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함께했다.
성산이의 행복은 거창하지 않았다.
아침밥을 먹고 산책을 다녀온다.
돌아와 간식을 먹고, 편한 자리에서 낮잠을 잔다.
깨어나 다시 간식을 먹고, 또 산책을 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원하는 자리에 누워 깊이 잠든다.
성산이와의 시간을 통해 나는 단순한 일상이 곧 행복임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