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유토피아
1연
그녀의 SNS를 스크롤하면
추천 시스템이 나를 위해
꼭 맞는 슬픔을 골라준다
"이별 30일 차 회원님을 위한
추억 할인 특가"
과거 사진 아래
자동 재생되는
우리 노래는
3초 만에 건너뛰기 가능하다
2연
새벽 2시,
내 취향을 학습한 AI가
그녀의 얼굴로
문자를 보낸다
"지금 생각나요"
읽음 표시는 되돌릴 수 없지만
메시지는
30분 후
자동 삭제된다
3연
비가 오는 날,
플레이리스트가 자동으로
'슬픈 날씨에 듣기 좋은 곡'을
튼다
알고리즘이 추천한
추억의 순위는
1위. 그녀의 웃음소리
2위. 싸운 날의 침묵
3위. 아직 미분류된
마지막 키스의
데이터 부족
/나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