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유토피아
그들이 찾는 것은
카페인이 아니라
한 잔의 구속이었다
푸른 수녀복을 입은
사제가 내민
성작(聖爵)에는
각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바닐라 라테
―카라멜 마키아토
그 이름을 부르는 자는
모두가 30초 동안
천국의 객석에
앉을 자격을 얻었다
성혈 대신
우유와 샷이
섞여 내려온다
그들은 입가에
거품의 성흔을
띠고
휴대폰에 담긴
12사도처럼
SNS로
부활을
증명했다
오―
이것이야말로
최종 업데이트된
현세의 성찬식
카드를 터치하면
포인트가 쌓여
마지막 잔이
무료가 되는
그 날까지
/나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