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유토피아
보내지 못한 편지의
잉크가
시간의 바다에서
흩어져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그대의 세포마다
순환한다
나는 그대의
혈류 속을
흐르는
미세한
사랑의
잔해
그대가 숨 쉴 때마다
내가
그대의 폐에
쌓이는
소리를
듣은 적이 있는가
(아니라도 괜찮다
이미 나는
그대의
임파액이 되었으니)
우리가 남긴
모든 말들은
생분해되지 않고
바다거북의
피 속에서
흰 달이 된다
그러니 이제
그대의 몸은
내가 보내온
모든 편지를
보관하는
살아있는
우편함이다
― 오―
결국 사랑은
유통기한이 지난
플라스틱 빗방울이 되어
그대의 눈에서
흘러내릴 테니
/나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