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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희 Nov 22. 2023

내가 살을 빼야 하는 이유

2019. 01. 30.

요즘 민서는 자자고 누우면 밤이 너무 무섭다고 눈물부터 뚝뚝이다. 괜찮다고 무섭지 않다고 울지 말라고 하면 밤이 제일 싫다고 운다. 


하루는 뭐가 그리 무섭냐고 물었더니만


밤에 귀신이 나올 것 같아. 귀신이 엄마가 뚱뚱해서 먹을 게 제일 많아 가장 먼저 잡아갈 거 같아. 엄마 잡혀가면 어떡해?


하고 아주 진지하게 말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내가 살을 빼야 하는 이유는 귀신이 나를 못 잡아가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 탓인지 호르몬 탓인지 식이와 운동을 한 달을 하는데 건강해지는 느낌만 들뿐 도통 무게가 줄지를 않는다. 더더욱 건강한 돼지가 되고 있으니 안타깝네. 언제쯤 살은 빠질까? 오늘따라 야윈 찬이아빠가 더 작아 보인다. 나보다.


귀신오기 전에 살 빼야 되는데.






내가 다시 엄마가 된다면


민서를 낳고 잠시 성공했던 다이어트. 그러나 서영이를 가지면서 다시 돌아간 이전 몸무게. 그리고 항상성의 원리에 충실한 나의 몸. 만삭의 무게 가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 년 동안 다이어트를 해야지 입에 달고 살았지만 결과적으로 중년의 여성에게 다이어트란 미션 임파서블이다. 


살은 아이를 낳고 6개월 안에 끝장을 봐야 하는 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 실천에 옮겼어야 했는데. 나는 이번 생엔 틀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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