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둘 사십대 경단녀를 위한 나라는 없나요

그 어느 곳에서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by 사막의 요기

요가 강사를 뽑는 곳은 초등학교였다. 방과 후 요가 수업을 지도할 강사를 뽑는다고 했다. 구직 사이트에서 초등학교라는 정겨운 단어를 본 순간 내 마음은 콩닥거렸다. 초등학교라는 공간. 그 그리운 공간에 다시 한번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력서를 초등학교 한 곳에만 넣을 수는 없었다. 가장 가르치고 싶은 대상은 물론 아이들이었지만 키즈 요가 강사로 확실히 채용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YMCA, CorePower Yoga, Lifetime처럼 어른을 대상으로 요가 수업을 하는 다른 수많은 곳에도 이력서를 냈다(나중에 알고 보니 CorePower yoga와 Lifetime은 그곳에서 요가 강사 프로그램을 수료한 사람에게 먼저 강사가 될 기회를 준다고 한다. 나는 거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그 외에도 성인 대상으로 요가 수업을 운영하는 거의 모든 요가 스튜디오들에 이력서를 냈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그동안 살림만 하고
강사 경력도 없는 나를 누가 채용하겠어…



괜히 강사자격증 딴다고 시간과 돈만 들인 것 같아 헛헛했다. 나도 모르게 하루하루 내 표정은 침울해져 갔다.


어느 곳에서도 연락은 오지 않고 내가 요가 강사에 지원했다는 사실마저 가물가물해져 가던 어느 날 이메일을 하나 받았다. 나에게 인터뷰와 데모 수업 기회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으로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곳. 그곳은 바로 YMCA였다. 언제 인터뷰와 데모 수업을 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묻는 이메일을 받은 것이다. 고작 인터뷰 한 번 한다고 그게 최종 단계까지 가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미국에서 나에게 주어진 첫 인터뷰 기회였기에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인터뷰가 가능한 날과 시간을 이메일로 보냈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생이라 아이 등하교 시간을 피한 평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좋다고 답장을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며칠을 기다려도 답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Indeed에 들어가 보니 이미 구인은 끝났고 YMCA는 벌써 강사를 채용한 것으로 보였다. 남편은 내가 초등 아이 엄마라는 걸 말한 게 아마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했다.


하긴 내가 채용 담당자라도 오전에만 일할 수 있는 나 같은 엄마를 채용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훨씬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강사에게 인터뷰 기회가 갔을 것이라 예상한다.


비록 YMCA에 채용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막 강사 자격증을 딴 외국인인 나에게 기회를 주시려 했던 YMCA 채용 담당자께는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다.


그 외의 다른 스튜디오들도 나를 원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 어느 곳도 나에게 연락을 준 곳은 없었다. 애 둘 키우는 사십 대 경단녀를 환영하지 않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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