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홍승

출근준비의 돌발상황

by 신홍승




출근준비의 돌발상황




검은 바지에 별자리처럼 박힌 휴지가루

별은 마음을 치유하는데

검은 바지에 별자리처럼 박힌 휴지가루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여유 있게 출근을 하려 했건만

어제 스탠드만 켜놓았던 어둑한 방에

건성으로 널어놓았던 빨래에서

미처 확인하지 않은 휴지가루가

별자리처럼 박혀있다

퇴근해서 빨래에 묻은 휴지가루를 털까

저녁시간 많은 차량 속에

사람으로 붐비는 버스를 타고 퇴근하면

피곤해서 힘들 것 같다

털어도 안 떨어지는

검은 바지에 휴지가루를

손톱으로 힘들게 긁다가

마침 찾은 새 수세미로 겨우 털어냈다

아침에 여유는 어젯밤에 별처럼 사라졌고

어젯밤 별을 보던 감동은

휴지가루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일찍 출근 준비를 한 덕에

발견한 사고를 수습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홍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