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준비의 돌발상황
검은 바지에 별자리처럼 박힌 휴지가루
별은 마음을 치유하는데
검은 바지에 별자리처럼 박힌 휴지가루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여유 있게 출근을 하려 했건만
어제 스탠드만 켜놓았던 어둑한 방에
건성으로 널어놓았던 빨래에서
미처 확인하지 않은 휴지가루가
별자리처럼 박혀있다
퇴근해서 빨래에 묻은 휴지가루를 털까
저녁시간 많은 차량 속에
사람으로 붐비는 버스를 타고 퇴근하면
피곤해서 힘들 것 같다
털어도 안 떨어지는
검은 바지에 휴지가루를
손톱으로 힘들게 긁다가
마침 찾은 새 수세미로 겨우 털어냈다
아침에 여유는 어젯밤에 별처럼 사라졌고
어젯밤 별을 보던 감동은
휴지가루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일찍 출근 준비를 한 덕에
발견한 사고를 수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