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홍승

그토록 기다렸던 쉬는 시간

by 신홍승


그토록 기다렸던 쉬는 시간



육 차선 차도 건너 인도에

드문 드문 설치된

가로등의 하얀 불빛이

달빛처럼

어둠 속에 퍼져 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인도 건너에는

낮에 봤던 비닐하우스가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고

비닐하우스 주변에는

밭도 보였던 것 같은데

어둠에 모두 묻혀 있으니

모르겠다

낮에 기억은 어둠에 묻힌 채로 두고

잠든 듯

육 차선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된 덤프트럭 관광버스

덩치 큰 차들을 보호막 삼아

주차된 택시

원래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하면

안 되는 걸 안다

얼마나 쉴 곳이 필요했으면

차를 세웠을까

이해룰 하게 되는 차들이다

매일 밤 같은 자리에 잠든 듯

쉬고 있는 차들을 보면

알림처럼

지금은 쉬는 시간임을 재확인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홍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