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후딱 지났니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시간에 쫓겨, 뒤돌아보거나 반성할 여유도 없이 새해를 맞고 있다. 시간 참 빠르다.
평소 하는 일 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버린 양심에 가책이 남아있었는지, 프리한 시간 속에서 어떤 특별한 계획과 루틴을 만들어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올해 6월부터 시작하는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에 도전했다.
동생과 '나무와 자연'이라는 주제로 매주 하나씩 올리던 포스팅이 한 달에 4개씩, 6개월에 24개를 꾸준히 올렸다.
사실 매달 1000명씩 뽑아 5만 점을 포인트로 준다고 해서 꾸준히 올렸지만,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6개월을 모두 채운 사람들을 추첨해서 여행상품권, 아이패드도 준다고 했지만 이것마저도 떨어졌다.
이런 된장..
그래도 6개월을 빠지지 않고 챌린지 도장을 꽉 채워서 초등학교 때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거나, 쿠폰북에 포도송이 스티커를 붙여 채우는 것처럼 이게 뭐라고 뿌듯함과 성취감이 느껴졌다.
우리 주위의 풍경으로 남아있는 자연은 오롯이 자신의 맡은 바 성장을 지속시킨다.
어느 영화에 나오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던 사진작가처럼 동생도 6월부터 12월까지의 출근길 풍경을 매주 한 장씩 찍어 올렸고 나는 그것을 한 장으로 연결시켰다.
사람은 별로 없다. 오직 자연인 나무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동생이 아니었으면 올리지 못했을 출근길 풍경이 그나마 블로그 챌린지로 건진 작품일 것이다.
6개월의 풍경은 여름과 가을을 거쳐 겨울로, 계절이라는 시간에 의해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었다.
블챌이 아니었으면 하지 못했을 시작과 도전이었다. 그 시작은 불순(?)했지만 그 마지막은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남았으니 만족한다.
2022년.
그래도 올해 이거 하나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