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꿈
요즘 자주 꿈을 꾼다.
옛날에 헤어졌던 남자 친구가 돌싱이 되어 나타나는가 하면, 한동안 연락이 끊어져 보고 싶었던 친구가 나를 찾아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엄마가 꿈에 자주 나온다.
요 며칠 꿈에 엄마는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계셨다.
나는 너무 기쁘고 흥분해서 엄마에게 매달렸다.
내 입으로 '꿈'이라고 말하면서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엄마가 내 볼을 잡고 세게 꼬집었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엄마에게 더 세게 꼬집어보라고 했지만 그때 바로 현타가 왔다.
나는 엄마를 꼭 끌어안고 울면서 가지 말라고 했다.
엄마를 껴안았을 때의 느낌이 생생하다.
엄마의 냄새, 엄마의 목덜미, 맞닿은 가슴, 나를 감싸 안았던 투박한 손까지.
내 오감이 느낀 살아있는 엄마였다.
엄마가 정말 왔다 가신 것일까.
우리 삼 남매가 어릴 때부터 엄마는 생업으로 늘 밖에 나가셔야 했다.
학교에 다녀오면 동생들만 있거나, 텅 빈 집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그때는 참 싫었다.
엄마가 집에서 온전히 쉬신 지는 돌아가시기 전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일흔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겨우 자식들의 성화에 퇴직을 하신 것인데 워낙 근면, 성실하셨던 엄마는 집에서의 쉼을 무료하고 참 불편해하셨다.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신지 올해 햇수로 2년째가 되었다.
평일 낮에는 집에 없으셨기에 엄마가 돌아가신 지금도 늘 그랬듯이 직장에 가셨거나, 주말에는 시장 보러 또는 미용실에 머리 하러 가셨겠거니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집에 돌아오실 거야' 라며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낮에 없던 엄마가 밤에 내 꿈속에 찾아오신다.
엄마의 얼굴이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
엄마와 함께 좋은 곳에 놀러 가고, 그동안 못다 한 효도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록 그것이 꿈속에서 일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