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선물
눈이 왔다.
봄의 절기인 입춘과 우수가 지났는데 겨울은 아직 우리 곁을 떠나기 싫은 모양이다.
아침에 눈을 치우다가 갑자기 작년에 사두고 한 번도 써보지 못했던 눈 오리 집게가 생각났다.
아직 뜯지도 않은 새삥.
오리 다섯 마리를 만들어 담장에 올렸다가 얼음 위에 띄워본다.
그리고 한 마리 가져와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냉장고 전원코드를 뽑기 전까지는 살아있겠지?
오래되거나 시기가 지나 빛을 보지 못한 일들이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선물처럼 그 일이 이루어지고 완성되는 시기가 올 거예요.
올 한 해 그런 날들이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작년 엄마의 생일 이후 6개월여 만에 돌아왔습니다.
이제 방황은 그만.
제가 한 것들이 언제 빛을 볼지 모르니, 이제부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을 사부작사부작 올려보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