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연과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담은그림 Sep 13. 2021

토란

땅속의 알

동네를 산책하면 갖추어진 정원이 아니더라도, 자투리 공간에 여러 가지 식물들이 심어져 있는 걸 보게 된다. 

자연을 사랑하고 식물 기르기를 즐겨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흙을 담아 심을 수 있는 곳이면 그게 무엇이든 화분으로 변신하고 그 공간은 정원이 된다.

어디든 아기자기하고 초록 초록하다.






이제 곧 추석명절이다.

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토란국을 먹는다.

토란이든 감자든 고구마든 대표적인 이름만 알고 있지 그 열매를 품고 있는 온전한 식물의 모습은 잘 모른다. 사실 도시 골목길에 종종 보는 저 커다란 이파리를 가진 식물이 토란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감자, 고구마보다 의외로 토란은 우리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다.

기르기 쉽기 때문일까? 커다란 이파리가 멋있기 때문일까?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서 비 오는 날 토토로가 쓰고 다녔던 것도 토란잎이다.

이파리에 방수성이 뛰어나 물을 튕겨내기 때문에 우산 대용으로 좋았을 것이다.



토란 잎에 빗방울이 투명한 구슬처럼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어릴 적에 탔던 방방처럼 토란 잎 위에서 물방울처럼 튕겨지고 싶다.



커다란 잎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들을 보면 우르르 모여 이야기하는 얼굴들 같다.



트럭에 반만 걸친 잎들과 그렇지 않은 잎들.

트럭 안을 볼 수 있는 얼굴들과 그렇지 못한 얼굴들.

지금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 때문에 그럴 수 없지만, 한데 모여 얼굴 보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사람이 그리운 계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맨드라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