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리지아 Jul 25. 2021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 아빠도 피해자다


내가 시어머니에 대한 글을 쓸 날이 언제쯤 올까.

나에게 제일 아프고 두려운 부분이다.

그사람에 대한 일화나

그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는것조차도

내게는 너무나 고통스럽다.


사실, 난 아이아빠에 대한 분노는

그 시모에 대한 것만큼 크지 않다.

아이아빠 또한 피해자다.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꼭두각시같은 삶을 살고있는 바보같은 피해자.


세상에선 그런것을

마마보이라고 하지만,

그런 시모 아래에 있는 아이아빠는

본인이 마마보이 인 줄도 모른다.


얼마나 불쌍한 인생인가.

얼마나 안타까운가.


아이아빠가 가진 여러 성격적 결함들은

다 시모로부터 온 것을 나는 알기에,

아이아빠에 대한 생각도 나에게는 안타까움이 섞여있다.


아이아빠는 친구가 없다.

진심을 터놓고 이야기 할 친구조차 없다.

그 사람은 어떤것을 갖건, 최고를 가져야 하고

최고를 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최고의 물질이 본인 스스로임을 투영한다.

하나의 인간으로서 상당히 불쌍한 사람이다.

자존감은 바닥에 있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온갖 명품들로 스스로를 휘감는다.

본인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낮은 계급으로 치부하며 무시하고 거리를 둔다.

친구들에 대한 철저한 계급화를 하고 본인보다 낮은 친구는 만나지 않는다.

SNS에는 최고급 호텔과 최고급 물질들을 누리는

본인을 내세우는 사진들로 가득하다.

모든 사물은 정해진 자리에 꼭 위치해야 하고,

냉장고 속 물 상표도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야 한다.

본인 차에는 어떠한 흔적이나 먼지가 남아서도 안된다.

결벽증과 강박증, unsocialized 한 그의 삶.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20대 초반에 할 행동들을 하는 그 사람에게는

언제나 주변에 사람이 없다.


사실, 이 모든것은 시모와 똑같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시모가 그럴지언정 자식은 객관적인 시각이 있어야 한다.

배울것은 배우고 털어낼 것은 털어내야 하는 시각.

상대에 대한 이해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아이아빠같은 사람은 피해자다.

얼마나 불쌍하고 외로운 인생인지,

스스로가 어떤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내 아이에 대한 목표는 이 부분이다.

할머니같은, 아빠같은 사람도 있지만

엄마같은 사람도 있다고.

세상엔 여러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각기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것이 꼭 진리인 것은 아니라고.

친구가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친구가 있어서 좋은것도 많다고.


아이아빠는 시모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았다.

친구는 계급화를 해서 사귀어야 하고,

모든것은 항상 정돈되어 있어야 하는것 등 말이다.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이라

마흔이 된 지금까지도 그렇게 사는것이 정답이라 생각하며 살고있는 불쌍한 꼭두각시다.


난 내 아이가 절대로 꼭두각시로 크길 원하지 않는다.

엄마인 나의 생각도, 아빠의 생각도 듣고 스스로 객관적인 판단을 하고 시야가 넓어지길 바랄 뿐이다.

감사하게도, 아이는 빨리 크고있고,

많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꼭두각시로 크지 않고 있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유일한 것.

그렇기에 정말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트라우마에 맞서는 시작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