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의 아키파이

-사과파이-

by 전미연

'... 조금 있으면 애플파이가 맛있는 계절이 오네요... '

라고 히로가 말했다.

‘엣?.. 아... 조금 있으면 가을이구나..’

그제야 가을에 사과가 나왔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요리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베이킹을 시작하게 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계절을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다렸던 딸기가 나오고, 장식할 꽃을 찾고, 또 해바라기를 기다리는 모든 과정이 어느새 자연스럽다.

이제는 가을바람에서 사과향이 나는 듯하다.

히로는 스위츠(sweets)를 좋아하는 일본인 친구다. 오타루에 사는 히로는 맛있는 디저트가 있다면 일주일에 오타루와 오사카를 몇 번을 오갈 만큼 케이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한 번은 히로가 만든 케이크가 맛있는지, 내게도 만들어 줄 수 있겠냐고 물으니 자신의 집에 있는 저울이 지금 고장이 나서 자기가 먹을 땐 맛있지만 그때그때 맛이 달라진다며 웃으며 이야기한 적이 있다.

또 히로는 가끔 케이크를 구우려고 만든 반죽을 맛보다 반죽만 먹는 때도 있다고 한다.(반죽 맛을 보면 구웠을 때의 맛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그게 생각보다 맛있다.)

콧수염을 양쪽으로 길러 달리와 닮은 히로에게 난 ‘스위츠 달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조금 있으면 애플파이가 맛있는 계절이 온다.

이 계절 사각사각 달콤한 파이를 들고 히로와 피크닉을 가야겠다.


일본어로 '가을 '이란 단어는 aki '아키', 그래서 이 파이의 이름을

'aki-pie'로 정했다.






prepare-

+파이지

박력분 250g

아몬드파우더 50g

슈가파우더 85g

소금 한 꼬집

무염버터 175g (차가운 버터)

달걀노른자 1개분

레몬즙 1 작은술 (얼음물 or 우유 대체가능)


+사과필링

사과 3개

시나몬가루 1 작은술

넛맥 1꼬집

흑설탕 or 황설탕 50g

꿀 10g

레몬즙 1 큰술



process-

1. 박력분, 아몬드파우더, 슈가파우더, 소금을 냉장고에 있던 무염버터(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냉장보관)와 함께 스크래퍼나 나무주걱을 사용해 고슬고슬 가볍게 잘 섞어 준다.

2. 달걀노른자, 레몬즙을 나눠서 넣으며 볼 안에서 가볍게 뭉치듯이 섞는다.

3. 한 덩이로 만들어 랩에 싸서 1시간 냉장고에 휴지 시킨다.

4. 휴지 시킨 반죽을 덧가루 묻혀가며 밀대를 이용해 넓게 펴고 접고를 4번 반복한다.

5. 반죽의 뚜껑(3분의 1 정도) 할 부분을 남겨두고 나머지 반죽을 둥글게 평평하게 펴준다.

바닥두께는 3㎜-5㎜. 둥글게 핀 반죽을 틀위에 올린 후 모양을 만든다.

바닥이 울퉁불퉁 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포크로 바닥에 구멍을 내준다.

(일반적인 파이틀이 아닌 경우 가장자리를 약간 높게 만들어 즙이 흐르는 것을 막아준다)

6. 사과필링을 듬뿍 얹고 다시 그 위에 남겨진 반죽을 이용해 덮어주고 장식을 한다.

그리고 뾰족한 것을 이용해 사이사이에 구멍을 몇 개 뚫어준다.

7. 노릇노릇한 맛있는 빛깔을 내고 싶다면 밀가루 반죽 위에 계란 노른자를 잘 섞어서 발라준다.

8. 드디어 오븐! 예열된 오븐 온도 190°에서 40-45분 정도로 구워 준다.


필링 만들기

껍질을 벗긴 사과를 슬라이스 하고

나머지 재료를 넣고 5분 정도 볶듯이 졸인다.

완전히 식힌 후에 반죽 위를 채운다.

단맛의 정도나 시나몬가루는 조절이 가능하다.



tip-

파이의 또 다른 로망인 크럼블을 올려보자.

크럼블 만들기

prepare-

박력분(또는 중력분) 100g

무염버터 70g (차갑게, 깍둑썰기)

설탕 50g (흰 설탕 or 황설탕)

아몬드 파우더 30g

소금 한 꼬집

계핏가루 약간

process-

재료 준비/ 버터는 반드시 차갑게 준비한다. (실온에 두면 금방 녹아서 반죽이 질어짐)

가루 섞기 / 볼에 밀가루, 아몬드 파우더, 설탕, 소금을 넣고 섞어준다.

버터 섞기 / 차가운 버터를 넣고 손끝(또는 파이 커터, 스크래퍼)으로 비벼서 모래 같은 질감이 되도록 섞어준다. 알갱이가 콩알 크기 정도로 (오븐에서 구우면 바삭해져요)

토핑 하기 / 사과 필링을 올린 파이 위에 크럼블을 골고루 뿌려 준다.

굽기 / 180℃ 예열된 오븐에서 25~30분 정도, 크럼블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준다.



파이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제철에 나는 과일만큼 맛있는 것이 또 있을까.

제철 과일로 파이를 만드는 일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반죽을 잘 마무리하고 과일을 듬뿍 올릴 때, 오븐에서 갓 나와 과즙이 흘러내릴 때,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을 볼 때. 흐뭇함을 감출 수가 없다.


파이의 모양도 내가 정하자

체리파이 필링 만들기.

체리 500g (생체리나 냉동)

설탕 100~120g (체리 단맛에 맞춰 조절)

레드와인 100ml (탄닌 강하지 않은 미디엄-드라이 추천)

옥수수전분 2큰술 (선택)

레몬즙 1큰술


재료를 냄비에 넣고 중불에서 조려 잼처럼 만든다.

완전히 식혀서 사용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으다 보면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스타일을 찾는 과정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된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만큼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은 순간은 없는 듯하다.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