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다.
조카가 태어나 식구가 늘었는데, 다 같이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다며 가족사진을 찍는 게 소원이라고 아빠가 말했다.
아빠 자리엔 아빠가, 엄마 자리엔 엄마가.
그리고 첫째 둘째 셋째 새언니와 사랑스러운 조카까지
각자의 자리를 지켜내느라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뎌왔는지 나는 안다. 우리는 모두 안다.
고달팠던 시간만큼 목말랐던 시간만큼
우리 가족은 다른 가족들처럼 화목해지기 위해, 서로에게 더 이상은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한 번도 사과한 적 없지만 나는 매일 용서한다.
10살에 멈춰있는 나를 이제 자라나게 해주고 싶다.
아빠 혼자서 모두를 건사했다고 말하셨죠.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아빠 한 명을 지켜낸 거예요.
그리고 끝까지 지켜낼 거예요.
우리는 가족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