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 픽미업 : 초콜릿

죽기 전 하나만 먹으라면

by 루이덴

내 최애 초콜릿들

최근 꽂혀있는 빵



먹는 양이 적은 것에 비해 왜 마르지 않았는가. 이에 대한 원인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건 바로 초콜릿 때문이다.


몸이 지치고 기력이 쇠할 때 찾는 음식이 치즈버거라면 1년 365일 매일 먹으라고 해도 먹을 수 있는 건 초콜릿 또는 초콜릿 케이크다. 한동안은 스타벅스의 딸기 촉촉 초코 생크림 케이크에 이어 가나슈 케이크에 꽂혀 지냈고 한 때 마틸다 케이크가 엄청 먹고 싶었는데 파는 곳을 영 찾지 못해 아직도 먹지 못했다. 최근 꽂힌 건 - 케이크는 아니지만 - 고디바 베이커리의 우유 가득 화이트 초콜릿 소라빵이다. 이거 정말 추천이다! 하나 꽂히면 그것만 먹어서 다른 건 안 먹어봤지만... 다시 가도 저 흰 초코빵만 살 것이다, 나는. 아무튼- 백날 전날 먹을 거 얘기 들어도 관심 없는 나이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입에 침이 고이는 게 느껴진다. 날이 흐려도, 날이 맑아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나에게 제철 음식은 과연 디저트류라 할 수 있겠다. 그중 꽤 오랜 시간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건 초콜릿이다. 다른 건 '당길 때' 먹는 편이지만 초콜릿은 언제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요 근래 재밌게 보고 있는 셀럽병사의 비밀 프로그램에서 오드리 헵번의 초콜릿 중독 일화를 본 뒤로 눈물을 흘리며 자제하고 있... 지만 페레로 로쉐의 화이트 초콜릿 바와 리터스포트 스마티스 화이트 초콜릿은 항상 내 장바구니에 들어있다.



단 것을 언제부터 좋아했는가. 사실 이건 정-말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내가 기억하기에 초등학교 1, 2학년 때 처음 믹스커피를 마셔보고 커피에 빠지면서 동시에 달다구리들도 좋아하게 된 기억이다. 지금은 그나마 건강 좀 나름 챙겨보겠답시고 자중하는 편이지만 어릴 땐 정말 달게 먹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블랙커피를 안 마시는 건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는 일반 카페라테도 아닌 바닐라 라테, 생크림 가득 올린 화이트 초콜릿 모카 같은 걸 마셨으니... 내 몸의 8할은 당으로 이루어졌을게 분명하다. 영양분의 관점에서 본다면 먹는 양 대비 비만이지만, 설탕의 관점에서 본다면 먹는 거 대비 마른 체질일 수 도. 이런 정신승리도 인생에 도움이 될까나. 아무튼, 잘만 활용하면 건강에 좋다는 커피와 초콜릿이지만 내가 언급한 것들을 잘 읽어본다면 그렇다, 나는 순수 블랙커피, 순수 카카오를 먹지 않는다는데에서 문제가 온다. 그나마 액상과당이라도 줄여보고자 바닐라 라테에서 카페 라테로 바꾼 정도뿐, 카카오 75% 이상 초콜릿은 도저히 써서 못 먹겠다. 사실 화이트초코는 초콜릿도 아니라는 말도 있던데 내가 쇼콜라티에도 아니고 한낱 당에 눈 돌아간 소비자로서 그렇게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다.


어쨌거나 난 참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들이야 아주 많지만, 그중 하나는 (금전적인 문제는 둘째 치고) 웬만해서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것은 쉽게 살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특히 이제 한국에도 실력파 파티셰와 쇼콜라티에가 많아짐에 따라 대기업 제품들 외에도 장인이라고 부를만한 전문가들이 만들어 파는 예쁘고 맛있는 초콜릿들도 참 많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이왕이면 예쁜 것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그중 선물하기 좋은 곳들은 하스초콜릿, 쇼콜라시크. 쇼콜라시크는 특히 예뻐서 선물용으로 한 두 번씩 꼭 주문하게 된다. 나 먹자고 사기에는 좀 비싸서 선물할 일 있으면, 그리고 마침 상대가 초콜릿을 좋아한다면,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롯데 백화점에 입점했다는 라 메종 뒤 쇼콜라도 가보고 싶다. 요즈음엔 피에르 에르메 팝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라뒤레랑 피에르 에르메가 다 서울에 있었었는데, 시기를 좀 빠르게 들여온 건지 그 당시에는 마카롱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아 금방 철수한 게 참 아쉬웠다. 또, 홍대 앞에 마카롱 Macaron 이란 이름의 마카롱 매장도 정말 좋아했는데 - 특히 그 매장의 이스파한을 정말 좋아했다 - 프랑스 돌아가신다고 접었던 게 10년도 더 지난 얘기인 것 같다. 아무튼, 마카롱은 내가 이십 대 때부터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으니 나에게 디저트의 근본을 묻는다면 다시 초콜릿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다.


세상에 디저트는 참 다양한데 나는 왜 초콜릿이 유난히 좋을까. 사탕과 초콜릿 중에 고르래도 초콜릿이요, 젤리와 초콜릿 중에 고르라고 해도 초콜릿이다. 생크림 케이크도 좋아하지만 이건 유난히 '당기는' 날이 있는 반면 초콜릿 케이크는 유난히 '당기지 않는' 날이 있을 뿐 어지간해선 매일 먹으래도 먹을 수 있다. 소울푸드인 치즈버거와 마찬가지로 질리지 않는 맛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간은 2월 25일 수요일 저녁 9시 35분, 생각해 보니 밸런타인 이후로 초콜릿을 먹지 않은 것 같은데 조만간 초콜릿 쇼핑이라도 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초콜릿을 줄일 의지가 없다면 현재 2년여간 다니던 필라테스도 쉬고 있는 마당에 부디 홈트레이닝과 계단 오르기, 매일 저녁 취침 전 스트레칭이라도 제발 꾸준히 하길 바랄 뿐이다. 그게 내 몸과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일 테니.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읽었는데,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을 못 마시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는데 사실일까? 일단 신기하게도 나는 비흡연, 비음주가 맞긴 하다. 그나저나, 단 것도 많이 먹으면 간에 무리가 된다는 거 아셨던 분...? 건강검진 때 간수치가 안 좋아서 띠 용한 마음으로 상담했더니 (문진표에도 술을 얼마나 마시냐는 항목에 1년 0회라고 당당하게 체크했는데) 혹시 단거 많이 드시냐고 물어보시더란... 충격. 침묵의 장기라고 하는 간을 잘 지켜줘야겠다.


다양한 디저트 브랜드들도 그렇고 개인 매장 운영하시는 분들을 보면 프랑스에서 수입되거나 유학하고 오신 경우들이 많더라. 학창 시절 유학을 결정할 때 가고 싶었던 나라가 프랑스였기에 막연한 로망이 있던 나는 오히려 좋다는 생각으로 나의 첫 유럽 여행지는 프랑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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