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19

by 권태윤

다림질 -


하산하여 파김치 된 사내에게

아내가 다림질을 시킨다

내 것 아홉 개, 아내 것 한 개


어벙어벙한 사내 사람노릇 하라고

날마다 바르게 펴 준 아내의 노고

내 것 아홉 개, 자기 것 한 개


30도 무더운 저녁 한 귀퉁이

스팀인지 땀인지 분간도 어려운

다림질 어느 한순간

아내의 아비는 어떤 마음으로

어린 딸 홀로 보살폈을까

자기 것 한 개, 딸 것 아홉 개


부엌에서 오랫동안

일용할 양식 만드는 그녀의 작은 등

아비도 가여운 눈으로 봤을 터이니

더 사랑하여 날아오르게 하는 일 말고

그와 내가 할 일 뭐가 있겠는가

내 것 한 개, 그녀의 것 아홉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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