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by 권태윤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옆집에서 나는 '맛 좋은 냄새'를 맡았습니다.

배웅하러 나온 아내와 나는 동시에 "아~ 냄새좋다!"고 절로 말해 버렸습니다.^^

내가 떠올리는 음식과, 아내가 생각하는 음식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냄새, 같은 광경, 같은 사건, 같은 사람을 보면서 각기 다른 장면을 떠올립니다.

우리의 기억들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재구성되어 서로의 머리에 그려집니다.


이념이나 사상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말을 듣지만, 우리가 그것을 해석하고 이해해 저장하는 내용들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엮는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깨닫습니다.

결국은 공유와 조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듯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기억들을 토해내 조합하고 맞춰가며 공유하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생활이나, 조직생활, 국가운영에도 그런 노력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나저나 옆집 안주인은 오늘 무슨 요리를 만들었을까요?^^

단지 냄새만으로 온갖 신비로운 요리들을 상상하게 하고 마침내 침이 고이도록 할수 있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삶의 예술입니다.

형체도 없는 냄새가 숱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고 욕망을 자극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일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양을 잘 가꾸는 일 못지 않게,

본인만의 향기를 갖는다는 것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바르거나 뿌리지 않아도 사람냄새가 가득한 '진짜 인간'으로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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