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승박덕(才勝薄德)이란 말이 있습니다. 재주는 많은데 덕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더러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한 데, 주위에 사람이 모이질 않아 결국 대업을 도모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통령이 되는 사람들을 봐도 명석한데 덕이 부족한 사람보다는, 좀 어리숙해 보이는데 덕이 있어 사람을 잘 품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사람이 똑똑한데 덕이 부족하면 간언(諫言)해야 할 자리에 있는 자들이 입을 다뭅니다. 하지만 알아도 모르는 척 입을 다물면, 하나라도 더 건의해서 인정을 받고 싶은 자들이 모입니다. 그게 득국(得國)이나 치국(治國)에 도움이 되는, 우두머리의 처세입니다.
타고난 것을 바꾸기 어려우면, 바꾸는 척이라도 해야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어리숙해 보이는 사람이 결국 우두머리가 됩니다. YS나 한고조 유방(劉邦)이나 겉보기엔 빈틈이 많고 어리숙해 보였지만 대통령도 되고, 황제도 됐습니다.
《채근담(菜根譚)》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鷹立如睡, 虎行似病, 正是他擭人噬人手段處, 故君子要聰明不露才華不逞, 纔有肩鴻任鋸的力量”
“매는 조는 것처럼 서 있고, 호랑이는 병든 것처럼 걷는다. 이것이 바로 사람을 움켜잡고 무는 수법이다. 군자 역시 총명과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선 안 된다. 그래야 비로소 넓은 어깨로 대임(大任)을 짊어지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