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그 지독한 욕망

by 권태윤

대한민국 국토면적(국토내 수면을 포함한 국토의 총면적)은 2021년기준 1,004만 3,184.94㏊입니다. 제곱미터로 표시하면 2022년기준 1,004억 4,355만 3,475㎡입니다. 크기로 본다면 세계 100위도 안됩니다. 게다가 국토의 산림면적은 전체 국토면적의 약 66%에 해당합니다. 소유로 본다면, 땅을 100이라고 할 때 개인이 절반인 약 50%를 소유하고 있고, 국유지가 25.5%, 법인 소유가 7.5%, 종중 소유가 6.6%, 군유지는 5.5%, 도유지는 2.9%, 종교단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1%, 기타 0.9% 순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토지’는 물질적 욕망의 대표적 소재입니다. ‘부동산 불패’라는 믿음은 변하지 않은 신화로 여겨집니다. 문재인정부 때인 2021년엔 소위 ‘LH 땅투기 사건’이 있었습니다. 토지와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인 공기업 임직원까지 ‘투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분노가 일었습니다. 당시 정세균 총리는 “LH 직원, 공직자 투기는 국민 배신행위이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 행위자를 패가망신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강제수사를 통해서라도 가족이나 친인척 명의를 포함한 가명·차명 거래까지 있는 그대로 밝히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그해(2021년)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책을 발표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업무 전 공직자의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 비밀 이용시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4대 시장교란 행위(비공개 및 내부정보이용 투기, 시세조작 행위, 허위계약 신고, 불법전매)는 고의성, 중대성, 상습성이 인정되는 경우 부당이득에 비례하여 처벌토록 했습니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만만한 LH만 흠씬 두들겨 팬, 그야말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에 불과했습니다. 변죽만 울린 꼴입니다.


‘흑석 선생’으로 조롱받던 김의겸 전 의원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지난 2024년 총선 과정에서도 여전히 ‘부동산 투기’에 올인하는 자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후보로 낙점됐던 이영선 후보는 ‘재산 보유 현황 허위 신고’와 ‘갭 투기’ 의혹으로 3월23일 밤에 공천이 취소됐습니다. 이 후보는 실제로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총 38억 287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신고했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출이 37억 원 가량 된다는 사실입니다. ‘부동산 갭 투기’에 소위 ‘몰빵’한 셈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질된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을 후보로 공천받았습니다. 그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인 출신입니다. 그는 2021년 3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된 지 석 달 만에 54억원의 은행 빚을 내 65억원대의 상가 등을 사들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사퇴했었습니다. 김 후보는 총선에서 30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광주 임야를 제외한 부동산 대부분을 그대로 신고했습니다. 서울 마곡동 상가와 아파트 등 부동산으로만 80억원을 신고했고 은행 등 채무는 56억원입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사까지 받아서 혐의없음 처분됐다.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들판에서 풀 뜯던 소가 웃을 일입니다.


부동산 투기는 단순히 개인의 부를 늘리는 수단으로만 작용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올려 서민들의 집값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결국 타인의 목을 졸라 나의 부를 채우는 파렴치한 행위입니다. 나아가 이런 자들이 국민의 종(從)노릇을 하겠다고 나서니 그 위선과 파렴치함에 치가 떨릴 지경입니다. 손바닥만 한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 그것도 임야가 70% 가까이 되는 나라에서 투기목적의 토지독점은 자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대학은 물론이고 기업들까지 돈만 생기면 토지쇼핑에 몰두합니다. 왜냐면 그게 결국 땅 짚고 헤엄치는 ‘노다지’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국내 30대 기업그룹의 경우만 하더라도, 20년 전인 2014년에는 농경지 57㎢, 임야 158㎢, 기타 237㎢를 합쳐 452㎢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3년기준으로는 농경지(54㎢)와 임야(157㎢)의 보유는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기타(289㎢)가 52㎢나 늘었습니다. 지번수로는 2014년 25만 9,442개이던 것이 2023년기준 31만 6,829개로 늘었습니다. 토지가액 역시 2023년말기준 190조 2,070억원으로, 2014년 102조 6,970억원보다 90조가량 증가했습니다. 국내 30대 기업그룹의 토지가격이 매년 9조원씩 증가했다는 의미입니다.


부동산 투기를 잡자면, 피라미인 LH 임직원들 보다, 공직자와 공직자가 되려는 자에 대한 감시와 엄벌이 일상화 되어야 합니다. 특히 정치를 하겠다는 국회의원, 정부부처 장·차관,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복(公僕)에 대해서는 사전 검증을 통해 칼날 같은 엄정함을 보여야만 합니다. 부동산 투기자는 확실히 가려내 의원직을 즉시 박탈하는 방안도 반드시 마련되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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