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말내말(他言我言), 西洋 - 5

by 권태윤

"내 벗은 남이 아니라 나의 절반이니 제2의 나다. 그러므로 벗을 나와 같이 여겨야 한다. 벗은 가난한 자의 재물이오, 약한 자의 힘이며, 병자의 약이다. 원수의 음식은 벗의 몽둥이만 못하다."


- 예수회 신부로 1583년 중국에 들어와 1610년 북경에서 세상을 떠난 마테오 리치(Matteo Ricci)는 사서삼경을 거꾸로도 줄줄 외울 정도였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가 쓴 [교우론]이란 책에 ‘벗’을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유오성이 주연한 영화 <친구>에서는, 친구(親舊)를 ‘오래 두고 가까이 사귄 벗’이라고 합니다.

오래 둔다는 것은, 그만큼 가까이 지낸 시간, 세월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요즘은 술자리 한번 하고서도 친구라 하고, 놀러 한번 같이 다녀왔다고 친구라고 합니다.

친구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우리 주위엔 친구가 넘쳐나겠지요?


하지만 그런 친구는 진정한 친구라 할 수 없을 곳입니다.

갈수록 진정한 벗은 사귀기 힘들고, 누군가의 참된 벗 노릇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진정한 벗은, 곧 자신의 전부와 같은 존재입니다.

물질이 아니라 진짜의 마음으로 연결된 존재,

그래서 깊은 우정은, 자신을 모두 던저서라도 그를 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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