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말내말(他言我言), 西洋 - 37

by 권태윤

"만일 내게 나무를 베기 위한 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우선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5분을 쓸 것이다."


링컨(Abraham Lincoln)이 한 말입니다.


날이 무디고 뭉툭한 도끼로는 결코 나무를 벨 수 없습니다. '기본'에 먼저 집중해야 함은 두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조선 초 세종은 기존 토지제도의 폐단을 깨닫고 백성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약 17만 명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찬성이 약 57.1%로 더 높았지만 세종은 이를 바로 시행하지 않고 더 깊은 연구를 했습니다. 즉위 12년차에 실시한 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즉위 19년차가 된 후에야 압도적으로 찬성한 경상도와 전라도에서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했습니다. 23년차에는 충청도로 확대 시행했고, 26년차가 되어서야 법이 완성되어 전국적으로 시행했습니다.


과정의 철저함, 이것이 바로 도끼를 먼저 갈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정부나 국회나 하나같이 서툴고 성급합니다. 무슨 일이 터지면 다짜고짜 대책을 쏟아내는데, 설익은 대책은 도리어 더 큰 문제를 만들기 일쑤입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장 돈 풀어서 경제를 살리겠다느니,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죽거나 다쳤다고 하여 당장 기업을 문닫게 하겠다며 겁박하는 행태는 그 허접한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꼴입니다.


일의 근본을 잘 따져 전후좌우를 제대로 분간하고, 거기에 맞는 대책을 치밀하고 철저하게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냄비근성'을 버리고 진중하게 일처리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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