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개봉된 전도연 주연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
‘밀양(密陽)’이란 지명(地名)이 참 아름답고 신비로운 단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심금(心琴)을 울리다’ 라는 표현을 보고 괜스레 가슴이 저렸습니다.
심금(心琴), ‘마음속의 거문고’라니 이런 멋진 단어를 만들어낸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심루(心淚)’가 절로 흐르는 표현입니다.
어젠 1940년 발표된 이육사(李陸史)의 시(詩) <절정(絶頂)>을 읽다
또 한 번 무릎을 쳤습니다.
겨울을, ‘강철로 된 무지개’로 표현한 구절 때문입니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그가 느낀 겨울의 이미지가 그대로 살아납니다.
가만 살펴보면 보석(寶石) 같은 단어, 표현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문장(文章)들을 더 깊고 세심하게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절정(絶頂)]
-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