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숲을 걷다
5월의 숲을 걸었다.
초록의 나뭇잎들을, 시원한 하늘을, 따뜻한 흙을 본다.
마스크를 벗고 숨을 깊이 들이쉰다.
옅은 푸른빛의 공기 속에 반짝이는 냄새가 난다.
익숙하면서도 기분 좋은 그 냄새는 바로 아카시아 향기였다.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 아카시아껌!
갑자기 어린 시절 즐겨 씹던 그 껌의 향기가 느껴졌다.
톡 쏘는 달콤함이 매력적인 아카시아 꿀도 생각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옛날 자주 했던 아카시아점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다.
아카시아 가는 줄기를 잘라 거기에 붙은 열몇 개의 잎을 하나씩 떼어내면서 했던 일종의 점치는 놀이다.
"걔가 나를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그래서 결국 그 애는 나를 좋아하는 걸로 결정되었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시절엔 그런 게 그렇게 재미있었다.
숲을 걷는다.
어느덧 그 길의 끝이다.
다시 회색 건물과, 누런 하늘과, 검은색의 아스팔트가 보인다.
검은빛의 냄새를 맡으며 마스크를 고쳐 쓰고 느려졌던 걸음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