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게을러도 괜찮다
동물의 왕 사자는 하루 중 20시간 정도를 누워서 뒹굴거린다고 한다.
그들은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시간 외에는 대부분 휴식을 취한다.
본능에 충실한 삶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삶이다.
우리 집 개님도 참 게으르신데 가끔 부러울 때도 있다.
부러운 건 부러운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으른 것을 죄스러워한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해서는 안 될 거 같은 강박이 있다.
특히 누군가 지켜보는 눈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게으른 건 부끄러운 일이 되는 것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 되는 것이며,
비난받아 마땅한 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나이 되어 생각해 보니 조금 게으른 게 그렇게 죄인 취급받을 일인가 싶다.
지속되는 심각한 태업이 아니라면 그것이 그렇게 비난받아야 할 일인가?
우리 사회는 성공을 지나치게 경외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과도하게 칭송하고 진 사람은 혹독하게 멸시한다.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고 진 사람은 인생에 실패한 사람이 된다.
(지나치게) 성실하고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본능에 완승하고 성공을 쟁취하는 것이 행복인 사람들이라면 그것도 나름 괜찮은 삶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런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사람만 있을 수도 없다.
잠시의 게으름도 허용하지 않는 그런 삶은 도저히 살 수 없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적당히 노력해서 적당히 가지고 적당히 사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좀 게으르게 살아도 된다.
그것도 인정해야 한다.
최소한으로 일하고 최대한 노는 삶이 사실 많은 보통 사람들의 꿈이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나도 그렇다.
최소한으로 일하고 최대한 벌어 탱자탱자 노는 것이 나의 로망이다.
인생사 별 거 없더라.
내가 내일 당장 이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는 게 인생이더라.
그런 인생을 적당히 게으르게 살겠다고 하는 것이 뭐 그리 한심한 일이겠는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버텨낼 자신이 없다면 더욱 그렇다.
목적 지향적인 삶에서 도저히 행복할 수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느리게 걸어가면 그만큼 늦게 도착하면 그만이다.
좀 게으르게 살면 어떤 것은 포기해야 하겠으나 삶의 소소한 기쁨을 누릴 마음의 여유는 얻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게으름에 발끈하지 말자.
한 일 하나 없이 휴일 다 지나갔다고 머리 쥐어뜯지 말자.
이런 일로 하는 자아비판은 온당하지 않다.
게으름도 삶이 주는 작은 기쁨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