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게으르게 살기로 했다

그렇게 말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by 문군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가 몇 있다.

그중의 하나는 지나치게 돈 버는 일에 열심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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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집 있고 현금으로 수 억 자산이 있는데 자꾸 다른 일을 벌인다.

지금 하는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 식당을 또 하나 낸다고 한다.

항상 사업 하나가 자리를 잡으면 돈이 될 만한 또 다른 아이템을 찾아다닌다.

작은 빌딩도 대출 내서 사고 개발 정보를 쫓아다니면서 임야에다 농지까지 쓸어 모은다.

돈은 그렇게 자꾸 굴려야 더 크게 모인다는 지론을 실천 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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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이해할 수 없어서 묻게 된다.

"왜 그래?"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

그는 왜 자꾸 일을 크게 만들까?

그 정도면 일하는 시간은 줄이고 노는 시간은 늘이고 여유롭게 즐기며 살 것 같은데...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그렇게까지 하는지...

죽을 때 하나도 싸가지 못할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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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깨닫는 것은 그런 사람과 나는 어차피 서로를 이해하는 게 불가능한 아예 다른 종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

나는 "난 이제 대충 게으르게 살기로 했어"...라고 말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골치 아프고 신경 많이 쓰이는 일은 가급적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아울러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생업에서 은퇴하고 싶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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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종사하는 이 분야에서 내가 독보적인 존재라면,

나를 대체할 다른 사람이 별로 없다면,

내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불편과 곤란을 겪어야 한다면

나의 개인적인 소망과는 무관하게 일을 더 오래 해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실은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기에 굳이 오래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내가 빨리 은퇴하면 안 될 이유는 없다.

다만 당장 갚아야 할 대출이 많이 남아있어 불가능할 뿐이다.

......

그게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