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지금도 마음은 아직 20대 청년 시절 그 어디쯤에 있다

by 문군

내가 스무 살 때는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내가 서른 살 때는 마흔이 되면 '진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내가 마흔 살 때는 쉰이 되면 '진짜 품위 있는 어른'이 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몸과 마음은 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지 않았다.

몸은 미련하도록 정직했으나 마음은 얄밉도록 불성실했다.

그래서 몸은 그렇지 않은데 마음은 아직 서른 즈음의 어느 순간, 심지어 스물몇의 언저리를 배회한다.

마음이라도 젊으니 기쁘다고 해야 할지 마음만 젊으니 더 슬프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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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 상상했던 오십은 평온하고 성숙하며 결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그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게 어른이고, 당연히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그런 어른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환상이자 망상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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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을 바라보는 지금도 난 자주 불안하다.

시기와 질투, 편견, 오기, 미움, 분노 같은 정제되지 않은 감정으로 끊임없이 흔들리고 출렁인다.

가끔은 10대 때와 같은 질풍노도의 감정이 태풍처럼 휩쓸고 지나가곤 한다.

철없는 생각과 행동들을 하고 유치한 감정을 소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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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십 세의 내 아버지, 어머니를 떠올린다.

그때 당신들의 마음도 지금의 나처럼 철없던 시절의 어느 때에 멈춰 있었다면...

진짜 어른이 아닌 어른처럼 보이는 철없는 젊은이에 불과했다면...

당신들도 참 힘드셨겠구나...

게다가 지금보다 가난하고 힘든 시절이었다.

세 아이들의 아버지, 어머니로 그 시절을 버티어내야 했던 삶은 '가짜 어른' 그들에게는 가혹한 형벌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상처가 되었던 그때 그들의 '어른스럽지 않았던' 말과 행동들도 이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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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는 언제쯤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평온하고 성숙하며 어지간한 일에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진짜 어른'은 언제쯤 가능한 걸까?

과연 '진짜 어른'이 될 수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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