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으로 얻은 것이기에 소중한 줄을 몰랐다
카페에 앉아 사람들을 본다.
내 또래나 그 이상의 연배를 보며 인생의 고단함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반면 10대나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을 보면 또 다른 감정이 든다.
뭐라 해야 할까?
좋다?...
부럽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
그 젊음이 좋고, 그 젊음이 부럽다...는 것이겠다.
젊음과 머리카락의 공통점은?
전에는 몰랐다가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는 것이다.
내 머리를 머리카락이 빈틈없이 채우고 있을 때는 그 아쉬움을 모른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도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주지 않았었다.
내 머리카락은 언제까지나 내 머리 위에 단단히 심겨 있을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점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더니 숱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젠 가끔 거울을 보며 머릿속을 헤집어보곤 한다.
탈모약을 먹고 머리카락을 심은 사람들이 그 한 올 한 올에 벌벌 떠는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젊음은 말해 무엇할까?
인간은 과거에는 불로초를 찾아 헤맸고 현대에는 유전자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음을 붙잡으려는 이러한 눈물겨운 분투를 보면 젊음의 가치가 자연스레 설명된다.
비싼 옷도 진한 화장도 요란한 머리 스타일링도 엄격한 몸매 관리도 젊음 앞에서는 쭈그러지고 만다.
인간의 능력으로 상대하기 힘든 것이 젊음의 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는 그 젊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모른다.
젊음이 만약 누군가에게는 주어지고 누군가에게는 아예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는 것이라면...
치열하고 부단히 노력한, 또는 운이 미치도록 좋은 누군가에만 선택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면...
그 누구도 그것을 함부로 대하고 의미 없이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당연히 한 번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잃기 전까지 그 소중함을 모른다.
불로소득으로 얻은 것이기에 아까운 줄 모르고 낭비하는 것이다.
젊음은 유한하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더 소중하고 더 귀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렇다고 아끼느라 꽁꽁 싸매고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젊음도 아끼다 똥 된다.
후회하지 않을 만한 것에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쓰라고 조언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 젊음을 잠시 소유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열흘이면 지고 말' 그 젊음을 있는 힘껏 행복하고 감사하게 누리시라.
'그 꽃잎이 시들어 다 떨어지기 전'에 그 화려함의 축복을 치열하게 느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