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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새 Apr 24. 2022

새해 다짐

- 있지

안녕,

친구


새해를 맞이하는 가요대제전에서는

있지(ITZY)라는 그룹이

사람들의 이목을 빼앗았지만

내 눈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떨리는 두 발을 지탱하고

거울 앞에 서 있던 너를 찾고

내 귀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스스로를 다독이던 네 목소리를 찾아


어디에도 있지 않는 너를 아무도 찾지 않아도

시린 가슴 혼자의 팔로 껴안던 너를

그 팔로 썰어 요리하던 우리의 갈치조림을

그 팔로 따라주던 자취방 1/3 남았던 소주병을

그 자취방에서 네가 껴안아야 했던 어두움을

너와 함께 그리워할 거야

그 앞에 쌓여 있던 고지서들,

그 겨울보다 시렸던 사무적인 문체

증오할 거야


그러니까 있지, 난, 새해에도


네 방 반쯤 빈 소주병이 주던 안도감과

네가 요즘 새로 읽기 시작했다던 일본어 소설책이 가진 소망과

네 집 앞 가로등의 따뜻함을

잊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올해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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