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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질 무렵!!

by 해운대 줌마

동백꽃송이가

비통함의 눈물 방울을 떨구듯

차디찬 땅바닥으로 속절없이 떨어진다.

뚝. 뚝.


차갑고 모진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기어이 기어이 피어나

봄이 머지않았음을 알려주는 동백꽃

때맞춰 피어남이 장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짧디 짧은 동백의 일생은

또 얼마나

처연한 마음이 들게 하는지?


아직도 숨이 남아 생생한 꽃송이를 주워들며,

꽃처럼 아름다이 순절한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


대한 해방의 봄을 전 세계만방에 알리고

생을 마감한 소녀 유관순의 꽃같은 죽음.


서슬 퍼런 일본군이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크나 큰 용기와 담대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임진왜란때 적장을 껴안고 무시무시한 강물에

함께 몸을 던졌다는 논개의 전설같은 죽음이.


살려고 살려고 몸부림쳤을 남자의 사력을 저지하느라

가녀린 여인의 가락지 낀 열 손가락은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웠을까?




내가 노년의 길목에 서 있어서인가?

'죽음'이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허허허


사람들 마음 비슷비슷한가 보다.

못다 핀 동백꽃송이 추모의 챌린지가

매년 이름 모를 누군가에 의해 시작된다.


붉디 붉은 마음 하나 품에 안고

미련없이 뚝뚝 떨어진 꽃송이를

잇고 잇고 또 이어서

하트모양의 동백꽃 무덤이 봉긋하게 만들어진다.


다들

단 몇 초만이라도

남을 위한 숭고하고 거룩한 희생정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을까?


그 꽃숨 같이 살다간 아름다운 넋을 추모하며

술잔이라도 한 잔 올리고 싶다.


‘ 동백아, 나는 어떻게 살다 죽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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