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함께
혼밥이 더 이상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닌 듯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혼밥, 혼술을 하는 이도, 보는 이도
그러려니 익숙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아예 1인용 칸막이가 설치돼 있는 식당도 더러더러 있다.
대부분 창밖을 바라보게 끔, 홀을 등지게 끔
식탁이 배치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위한 주인장의 애틋한 배려인가?
어제 남편이랑 국밥 맛집에 들렀다가
칸막이 처진 1인용 좁은 식탁에
홀로 국밥 먹는 젊은이를 발견했다.
국물 한 숟갈 떠먹고 바깥경치 한 번 보고
또 한 입에 넣고 고개 들어 밖을 바라보면서
후루룩후루룩, 오물오물...
왠지 멀리 있는 내 자식 등을 바라보듯 짠한 마음이 들었다.
흡사,
옛날 시골집 마당에 내다 키우는 병아리들이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하듯 ~
"얘야, 국물이 뜨거우니 후후 불어가며 천천히 먹어."
다정한 눈빛으로 깍두기 한 조각을 밥 위에 살짝 얹어주며
밥을 다 먹을 동안 마주 앉아 있어 주고 싶다는
엄마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혼밥은 맛을 느끼기보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행위 같다.
식사라는 게 허기진 위장만 채우는 활동만이 아니라,
먹는다는 것은 여러 교감들이 오가는 일이다.
음식을 만든 사람과 식재료, 장소, 분위기, 그날의 기분 등등이
혼밥이 어쩌면 타향살이 젊은이에게는
흔한 일상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혼자 밥 먹는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애틋한 마음이 들게 한다.
"뜨끈한 밥에 김장김치 하나만 있어도
혼자 먹을 때보다 밥맛이 낫다 아니가?"
경로당에서 여럿이 함께 밥을 해 먹는다는
독거노인들의 세상 살아가는 지혜가
살갑고도 아름답다.
친정 엄마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주는 식구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고맙고도 고맙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 동네 늙은 아지매들이
엄마랑 같이 한 동네서 오래오래 살아 달라고
기도하게 된다.
밥심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밥을 먹는 일은
서로 마주 앉아 사람의 온기를 나누는 일이고,
오늘 하루 또 세상을 살아낼 힘을 얻는 일임을.
날로 늘어나는 1인 가구 통계수치에
놀라움보다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커진다.
혼자 밥 먹은 쓸쓸한 사람들이 더 많아질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