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글쓰기
퇴직 후
여행에 안달 난 사람처럼
시간만 나면 어디로든 떠나려 애썼다.
제주 한달살이,
동유럽과 북유럽,
홍콩, 태국, 베트남으로...
'모든 건 한 때다.'
말이 여지없이 나에게도 통했다.
그토록 목말랐던 여행도
한 삼 년 지나니 시들해졌다.
노년의 생활에도 루틴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아이들 방학 생활계획표 세우듯
하루 일과표를 작성했다.
'건강과 운동이 1순위다.'
근처 체육센터에
유산소 운동 줌바댄스와
근력운동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쿵짝쿵짝 네박자 속에~
노래 교실에도 기웃거려 보았으나
70,80대들이 주류인 걸 알고,
좀 더 나이 들면 다니자 맘먹었다.
몸이 어둔해짐을 느낄 때마다
머리도 따라 퇴화하는 것 같아 두려워졌다.
'매일 책을 읽고 쓰고 배우자!'
도서관에 학교 가듯 일주일에 2일은 꼭 간다.
주로 산문과 시집, 인문학 책을 읽는다.
멋진 문장을 만나면 필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개최하는 강좌도 신청해서 듣는다.
인문학, 고전. 클래식과 경매강좌 등등
'내게 글쓰기는 삶 쓰기다.'
지난해 오월에 브런치를 통해 얻은 작가라는 이름이
아직도 몸에 안 맞는 옷을 걸친 것 같아 어색하지만,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노년에 찾아오는 무용함이나 공허함 보다는
나름 나만의 세계를 가꾸는 뿌듯함이 있어 좋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