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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인 Jun 15. 2024

어느 60대 남자의 현재 이야기(1)

어느 60대 남자 이야기(11)

아들이 회사에 다닌 지 1년쯤 됐을 때였다.


"저녁에 드릴 말씀이 있어요."


평소에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는 아들이기 때문에 일하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아들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할아버지와는 이야기해보셨나요?"


아들은 대학에 입학한 후로부터 내 아버지와 유산 관련해서 얘기가 되었는지 주기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어른들이 알아서 한다. 너는 신경 쓰지 마라."


그리고 아들의 대답도 한결같았다.


"유산 때문에 싸우는 가족이 엄청 많아요. 이런 일일수록 더 정확하게 해야 돼요."


사실 나는 아들이 감히 아버지에게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건방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꽤나 강경했다.


물론 나는 유산에 관련해서 아버지에게 얘기하지 못했다.


아버지에게 내가 부탁하는 입장이 되기 싫었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아버지는 자신의 몫을 하지 못하는, 아내와 아들에게 신세만 지는 한심한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에게 내가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네 꼭 말씀해 보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아들의 얘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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