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세 번 보내며』

by 이찬우

어린 날 짝사랑 같은 계절이 유치한 장난을 걸어오면

코끝은 여전히 간지럽구나.

흔들리는 가지는

때 없는 하늘에 대차게 붓질을 해대고,

이 그림이 또 한 해를 넘기면

널 떠올리는 일도 점차 힘들어진다.

어제 만난 인연도 기억하기 힘든데, 하물며 너는.

머리칼을 살며시 꽂고

작은 귀를 쫑긋 세워 듣던 이야기는 은은한 향이었다.

내가 많이 좋아했던 계절에

네 흔적이 묻어있기를 염원하며.

또 한 번 유치한 장난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