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러브레터
안녕? 나의 사랑아.
당신은 늘 말했지. 나와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나랑 노는 것도 재밌다고.
연애 경험이 많지 않은 당신에게 내가 마지막 사랑이라서 아쉽지는 않은지 우스운 질문을 하려고 해.
"어땠어?"
나와 사는 동안에 말이야.
...
그러는 나는 어땠느냐고?
에이~ 말해 뭐해. 나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지. 당신은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주었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나라는 사람의 고유의 성향, 외모, 체형, 음식 취향까지 모두 존중해 주더라. 이런 남자가 또 어디에 있겠어. 덕분에 나는 나 다운 모습으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즐겁게 살았어.
나는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오히려 많아.
성격이 급해서 차분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다그쳐서 미안해. 깔끔치 못 해 살림살이도 단정하게 하지 못해서 미안해(다이어트는 안 하고 자꾸 옷만 샀던 것도 미안하고), 겁이 많아 운전을 하지 못하는 나 때문에 장거리 여행도 혼자 운전하게 해서 미안해. 그날 기억나? 여행 가서 코로나에 걸려 집에 오는 길에도 많이 아파하며 혼자 운전해서 왔잖아. 얼마나 미안했는지, 스스로 원망하기도 했어.. 미안한 거 투성이네.
하지만! 우리의 연결고리, 쪼꼬미'규투'를 낳은 거!! 이건 진짜 내가 잘 했지~
(내 자랑이야, 인정해 줘야 해!)
내가 당신에게 '누군가'가 아닌, '한때'가 아닌, '일생의 사랑'이어서 정말 감사해. 나에게 가장 큰 행운이야. 우리의 인연이 다음 생에도 이어진다면 그때는 더 잘해주고 싶어.
그리고 당신 옆에서 지금보다 더욱 빛나고 싶어!
진심으로 사랑해.
- 이 편지는 우리가 함께한 지 50주년 되는 '2064년 11월 30일'에 당신에게 주고 싶어서 조금 일찍 써두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