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나의 공간은

by 진혜

"아 더럽게 덥네"

막말이 나와버렸다.

'어머! 이러면 안 되지 고운 말 써야지?'

스스로 각성을 하며,

"아 정말 너무 덥잖아? 벌써 이러면 8월엔 어떡하냐고~"

유독 습하고 뜨거운 요즘, 아무리 더워도 이성의 끈을 놓지 말자. 하하!



날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얼마 전 장만한 검은색 양산을 활짝 펴고 서둘러 출근했다. 열심히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을 매미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듯했다. 덥기는 하지만 해가 일찍 뜨는 요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하루가 긴 느낌이 왠지 시간을 보너스로 더 받은 것 같아 겨울보다 좋다.



곧 많은 사람들이 휴가 계획을 세워 여행을 떠날 테지. 그러면 미용실은 성수기를 맞이한다. 염색은 밝은 컬러가 인기 좋아지고 왠지 모를 설레임에 평소보다 화려한 스타일로 변화를 원하는 고객님이 많아진다. 여행 가기 전 스타일의 변화를 위해 나를 찾아오신 고객님을 만나면 덩달아 신이 난다. 떠나는 사람의 설레임과, 그 설렘에 내가 도움이 되었다고 느낄 때 헤어디자이너로서 참 뿌듯하다.



올해는 바깥의 뜨거운 온도가 잠시나마 시원해지길 바라며, 냉감 방석을 두 장 사 와서 시술 의자에 깔았다. 센스 있다고 좋아해 주신다. 나의 작은 배려가 고객님의 더위를 딱 0.5도라도 낮출 수 있다면 좋겠다. 알맞은 온도와, 공간에서 느껴지는 좋은 향기, 음악, 그리고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로 속 시원하게 퇴장하시길..

날씨의 더위도, 마음의 더위도 우리 모두 저마다의 더위를 지나가고 있다. 그저 나의 존재가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나의 공간의 문을 연다.



여름이 한창일수록 이 공간의 온도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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